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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07 09:01
날마다 좋은 날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5,143  
날마다 좋은 날(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말은 운문선사의 어록인〈운문광록 雲門廣錄〉에 나오는 말로서 유명한 선어이다.
운문 선사가 어느 날 제자들에서 이렇게 말했다.
“보름 전의 일은 묻지 않겠다. 오늘부터 보름 이후의 일을 표현할 수 있는 시구를 지어 가져 오너라.”
수행승들은 아침부터 하루 종일 머리를 쥐어짰으나 무어라고 한마디로 선의 묘미를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것을 지켜보던 운문 선사가 스스로 지은 짧은 시구를 내보였다.
“날마다 좋은 날(日日是好日).”
이 시구는 언어상으로는 ‘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뜻이다.

누구나 매일 매일이 나무랄 데 없이 편안한 길일(吉日)이기를 바라지만 만사가 그렇게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사를 옛사람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세 번 먹던 밥을 뱉어내야 했으니,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누나.”
세상은 좋은 날보다는 고통과 슬픔으로 이어지는 날이 더 많기 때문에 ‘매일 매일이 나쁜 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겸호(兼好) 법사는 이렇게 말한다.
“길일이라도 악을 행하면 반드시 흉하고 악일(惡日)이라도 선을 행하면 반드시 길하다.
길흉은 사람에게 달린 것이지 날에 달린 것이 아니다.“
인간은 길일을 고르고 액일(厄日)은 피하지만,
좋은 날인가 나쁜 날인가는 마음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는 것이지 날짜에 달린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운문 선사가 말한 ‘날마다 좋은 날’은 분별 집착심을 없앤 편안하고 맑은 경지를 나타내고 있다. 즉, 매일 매일이 최고 최상의 날이며 둘도 없이 소중한 하루인 것이다.
기쁠 때는 즐거워하고, 슬프고 괴로울 때는 울고, 화날 때는 화낸다.
억지로 무엇을 하지 않으면서 현실의 있는 그대로 살아간다.
이처럼 시기와 장소에 따라 대응하면서 집착하니 않고 번뇌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면 ‘매일 매일이 좋은 날’이 될 수 있을 것이다.